<김세일의 하키야사> 중랑천 스케이트장은 어디로 가고... 8. 광성고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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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일의 하키야사> 중랑천 스케이트장은 어디로 가고... 8. 광성고 전성시대
  • 윈터뉴스코리아
  • 승인 2014.06.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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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승전에 진출한 우리는 내심 우승까지 기대했다.  
   그러나 우리는 결승에서 경희대에 힘도 못써보고 1대7로 완패했다.  연세대보다 전력이 약한 경희대에 패한 이유가 있었다.    당시 경희대는 주축선수들이 모두 광성출신 선배들이었다. 결승전 전날 경희대 형들은 경희대로 입학이 확정된 광성 3학년 형들을 붙잡아 놓고 밤새도록 술을 먹였다. 그러면서 "내일 경기에서 알아서 하라"고 압력을 가했던 것이다.
   게다가 당시 경희대학 박영균 감독은 광성고 출신이었다.  박영균감독은 광성고 감독을 겸임했기 때문에 결승전 때 양쪽 벤치 어느 곳에도 서지 않았다.   그러나 경희대는 이준철 선배가 군대 제대 후 복학,  이미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감독이 없어도 게임을 치르는데 큰 지장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광성은 경희대로 입학이 확정된 3학년 선수들이 팀을 이끌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사정이 이랬으니 결승전 날 광성이 잘 될 리가 있겠는가.  당시 경희대는 연세대의 상대가 안됐는데 우리가 결국 선배들에게 우승컵을 양보한 셈이 됐다.

   나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2학년 형들에게 "3학년 형들 빼고 우리끼리 해 봅시다"라고 했다.   내가 그런 말을 한 것 조차 3학년 형들이 알게 됐지만 형들은 나를 혼내지 않았다.  
   결승전 날, 광성고가 우승한다고 해서 각 언론사 취재기자들이 동대문링크로 몰려들었다.  결과가 우리의 참패로 끝나고 나자 '그래도 잘 싸웠다'는 기사가 실렸다.   우리가 허망하게 진 진짜 이유는 그 때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이 글을 통해 이제서야 밝힌다.  당시 부장이셨던 이영복 선생님이 우승을 기대하셨다가 실망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광성고는 내가 다니던 3년 내내 최강 전력을 구축했다.  주로 결승전에서 휘문고를 만났다.  휘문은 광성을 만나면 한 골도 못넣고 패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내가 휘문으로 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 광성고가 고교 1차리그에서 우승을 하는 등 옛 영광을 되찾아 가고 있다.  가끔 광성고의 게임을 지켜보고 있다 보면 50년 전 그 때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 간다.   그 때 느꼈던 감동은 내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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