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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일의 하키야사> 중랑천 스케이트장은 어디로 가고... 66. 기인 신호경
윈터뉴스코리아 | 승인 2015.09.15 07:59

[윈터뉴스]앞에도 언급했지만, 과거 대학 아이스하키 스카우트는 한때 전쟁과도 같았다. 특히 내 모교인 고려대와 연세대는 고교 선수들의 로망이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스카우트는 고려대나 연세대 진학을 앞두고 있다가 막판에 다른 대학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것이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후배 신호경이었다. 나보다 몇 해 아래인 신호경은 중동고 시절 발군의 기량을 갖춘 선수였다. 경성고가 창단할 때 신호경은 동기 몇 명과 함께 전학했다. 신호경, 최영석 등이다. 그해 포워드는 신호경과 이외덕(광성고-연세대)이 출중해서 단연 스카우트 대상이었다.

신호경은 신범식 전 문화공보부 장관이 작은아버지였다. 그 분이 고대 출신이어서 고대로 올 줄 알았다. 그래서 고대는 신호경과 함께 동기였던 최영석을 스카우트해 신병까지 확보해 놓았다. 그리고 신호경과 함께 이외덕을 잡기 위해 광성고등학교 앞으로 갔다. 

진을 치고 있다가 교정을 나오는 이외덕을 발견하고 잡았는데 이외덕의 연세대 입학 여부에 따라 본인들의 진로가 걸려있던 동료선수들이 저항했다. 그래서 하교하는 학생들은 싸우는 줄 알고 빙 둘러싸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까지 출동, 결국 파출소로 끌려간 끝에 문제가 해결됐지만, 결국 이외덕을 놓치고 말았다.

나는 김만영 코치의 지시를 받고 최영석, 신호경, 이근원 등 세 명을 대성리에 있는 별장에 가둬뒀다. 다른 대학으로 가지 못하게 하려는 방법이었다. 그날 후배들이 막걸리를 사달라고 해 저녁 무렵 나와 곽일섭 선배가 이들 세 명을 데리고 술을 사줬다. 두 명은 일찌감치 늘어졌지만, 신호경은 마지막까지 버텼고 우리 둘의 공격에 결국 먹은 것을 다 토했다.  

그 별장에는 개가 한 마리 있었다. 이상하게도 아침에 일어나 보니 토사물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아침이면 꼬리 치고 다가오던 그 개가 가만히 있는 게 아닌가. 더구나 비틀거렸다. 개가 토해놓은 것을 먹고 취해서 온종일 못 일어났다. 개도 술먹으면 취한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  

우리는 자주 목욕탕을 갔다. 그때마다 신호경은 ‘도망간다’라며 농담을 했다. 목욕 후 당구장에도 가고 그랬던 어느 날 신호경이 “오늘은 좋은 술 좀 먹자”고 했다. 나는 최영석과 이근원에게 "야 너희 만화 좀 빌려와"라고 해서 내보낸 뒤에 신호경한테는 술을 사 오라고 돈을 줬다. 그런데 신호경은 그 이후 사라졌다. 술 살 돈을 갖고 도망간 것이다. 결국, 내가 차비를 줘 보낸 꼴이었다.

한참 기다려도 신호경은 오지 않았다. 나중에 도망간 것 알게 됐지만, 스카우트는 허사가 됐다. 신호경은 고려대의 스카우트를 뿌리치고 경희대로 간 것이었다.

김만영 코치한테 실컷 욕을 먹었다. 그 뒤 동대문링크에서 훈련을 하고 있을 때 신호경이 근처 여관에 있다는 정보를 얻고 그를 잡기 위해 수도 없이 찾아다녔지만 끝내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이외덕을 잡자’고 방향 전환했다.

춘천 공지천에서 대회가 있을 때 광성고 숙소를 찾아갔다. 일하는 아줌마에게 이외덕 사진 보여주고 있느냐고 물어봤고, 그 방을 찾아가 자는 이외덕을 떠메고 나왔다. 아뿔싸. 그는 이외덕이 아니라 엉뚱한 선수였다.  

우리는 이외덕도 놓쳤다. 그는 연세대로 갔다. 고려대는 결국 1번 신호경, 2번 이외덕도 놓친 것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신호경은 애초 고대에 올 마음 없었다. 그래서 이외덕이라도 고대가 잡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최영석이 디펜스로 고대 입학한 뒤 맹활약해 겨우 체면이 섰다.

나는 이후에도 신호경과 친하게 지냈다. 나중에 그는 "형! 나는 형이 무엇을 하는지 다 알고 있었어”라고 털어놓았다. 신호경은 그 정도로 머리가 좋았다. 신호경은 나중에 협회전무, 목동 실내빙상장 사장을 지냈다. 아들 신승익도 하키를 해서 보성고-연세대를 졸업 후 내가 감독을 맡고 있을 때 한라에서 활약했고 국가대표까지 지냈다. 하여튼 그때의 스카우트는 내게 참으로 많은 추억을 남기고 있다. 

윈터뉴스코리아  webmaster@winter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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