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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스타]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 3번째 도전 ‘붉은 노을이 아름답다’
유다혜 기자 | 승인 2017.12.21 15:00

[윈터뉴스=유다혜 기자] 세계인의 눈과 얼음의 축제. 제23회 동계올림픽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에서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개최된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이라는 슬로건 아래 피어오른 성화는 개막 100일전인 11월 1일 한국에 도착해 개막일인 내년 2월 9일까지 101일 동안의 대장정을 펼치고 있다.

윈터뉴스코리아는 3개월의 여정을 떠난 [올림픽 성화위치]와 함께 개막일까지 [평창★스타]를 통해 평창의 눈과 얼음 위를 빛내고 차세대 스타로 떠오를 선수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평창★스타] 열세 번째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명대사가 떠오르는 끊임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답’을 찾아내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이승훈(29, 대한항공)이다.

# 이승훈, 그는 누구인가?

이승훈은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쇼트트랙으로 그리고 다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돌아온 독특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어릴 때부터 스피드 스케이팅을 타던 그는 쇼트트랙 명문 인 신목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쇼트트랙 선수로 전향했다. 이후 한국체육대학교에 입학해 2007년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기량을 쌓았다.

2008년 3월 세계선수권 대회 3000m 슈퍼파이널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2010 벤쿠버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2008년,2009년 4월 연속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벤쿠버 올림픽의 꿈이 좌절됐다. 당시 빙판에는 성시백, 이정수, 이호석 등 쟁쟁한 라이벌들이 넘쳐나던 시기였다.

# 스피드 스케이팅 → 쇼트트랙 → 스피드 스케이팅

두 번의 국가대표 선발전 좌절로 쇼트트랙 선수로써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된 이승훈은 틈새시장을 노린다. 자신의 본 종목이었던 스피드 스케이팅 롱 트랙으로 돌아온 것. 당시 선수층이 얇던 장거리 레이스에서 강세를 보인 이승훈은 무려 6개월 만인 2009년 10월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로 발탁된다.

이후 11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에 첫 출전해 5000m를 6분29초99로 통과하며 디비전 B 4위에 올라 디비전 A로 승격된다. 일주일 뒤 열린 네덜란드 월드컵 2차 대회에서도 같은 종목을 6분24초03으로 끊으며 한국 신기록을 경신한다. 4,5차 월드컵에서도 계속해서 본인의 기록을 깨며 최종성적 6분14초67로 종합 9위를 차지해 비로소 2010 벤쿠버행 올림픽 티켓을 따낸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메달리스트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왼쪽부터).

도전의 도전 끝에 나선 벤쿠버 올림픽, 그는 5000m에서 6분16초95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0000m에서는 행운까지 더해져 더 드라마 같은 결과를 낳았다. 당시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 최강이자 앞선 5000m 금메달리스트였던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가 코스 이탈의 실수를 저질러 이승훈이 12분 58초 55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 것. 이는 올림픽 신기록이었다.

당시 시상식에서 2,3위를 차지한 스콥레프와 보프 더 용(네덜란드)이 이승훈을 번쩍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세계인의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 보여주는 명장면으로 남았다.

# 두 번째 소치올림픽, ‘삐빅- 경험치가 부족 합니다’

벤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승훈이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 금메달리스트이지만 그의 국제 출전 경력은 기존 선수들에 비해 턱 없이 부족했다. 단거리에 비해 장거리 종목은 체력 안배, 코스파악, 마인드 컨트롤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험은 반드시 필요한 요인이다. 2011년 시즌 첫 월드컵 이전까지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겨우 4회에 그친 이승훈은 초반 오버페이스로 막판 급격히 힘이 떨어지며 시즌 첫 대회에서 7위의 성적표를 받는다.

깨달음을 얻은 이승훈은 일주일 뒤 독일에서 열린 2차 대회에서 노르웨이의 하바드 보코와 맞붙어 월드컵 시리즈 첫 금메달을 따낸다. 2011년 2월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부진한 성적을 냈다. 이상화와 모태범이 모두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5000m 이승훈이 유일했다.

그러나 한 달 뒤 독일에서 열린 2011 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에서 또 한 번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당시 빙상 스타였던 이상화, 이규혁, 모태범 등이 모두 ‘노골드’로 경기를 마친 것. 모든 관심은 장거리 간판 메달리스트 이승훈에게 쏠렸다. 스벤 크라머의 불참으로 언론들은 5000m와 10000m에서 금메달은 거의 확실시 된 듯 보도했다. 그러나 대회당일 이승훈은 5000m 2위, 10000m 4위를 기록하며 또 한 번 뒷심 부족으로 본인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훈련방식의 변화와 무릎 부상이 이승훈의 발목을 잡았다. 스케이트 구두도 마음 같이 잘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국제대회에 나가며 기량을 쌓았지만 결국 2014 소치올림픽 5000m 12위, 10000m 4위를 기록하며 주 종목에서 노메달의 설움을 당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팀추월 경기에서 후배 김철민, 주형준을 이끌고 8강 러시아, 4강 캐나다를 차례로 제치고 은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아에서는 불가능 하다던 장거리 역사에 한 획을 그었기 때문. 금메달은 ‘스피드 넘사벽’ 네덜란드의 차지였다.

# 세 번째 평창올림픽, 틈새공략의 神

소치 올림픽 이후 5000m에서 아쉬운 성적을 내던 이승훈은 또 한 번 새로운 전략을 세운다. 2018 평창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로 눈길을 돌렸다. 그의 공략은 또 한번 먹혀들었다. 전과 달리 월드컵,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으로 쌓은 경험치도 빵빵하다.

매스스타트는 최대 24명이 지정된 레인 없이 동시 출발해 400m 트랙 16바퀴를 달리며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이승훈은 지난 10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G-100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매스스타트가 평창에서 처음 선보이는 종목인 만큼, 올림픽 매스스타트 첫 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경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승훈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꾸준히 매스스타트에 출전하고 있는 이승훈은 현재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다. 5000m와 10000m에서는 점점 메달권과 멀어지고 있지만, 매스스타트 부분에서만큼은 독보적인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2017년 2월 올림픽 모의고사로 치러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에서는 팀추월 도중 넘어져 정강이를 8바늘이나 꿰매며 나머지 경기를 모두 기권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흘 뒤 열린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5000m, 10000m, 팀추월, 매스스타트까지 금메달을 휩쓸며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가장 최근 성적으로는 지난 10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7분58초22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컵 시리즈 유종의 미를 거뒀다.

쇼트트랙 선수로서의 위치싸움,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이 선수로서의 지구력과 막판 스퍼트. 3회 연속 올림픽 출전 베테랑이라는 노련함까지 모두 지니고 있는 그는 그 누구보다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어디에서 약한지, 어디에서 강한지 아는 그는 스스로에게 과한 채찍질을 하는 경우도 많다. 벤쿠버 올림픽 당시 막내였던 그는 이제 최고참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지독한 연습벌레로 유명하다.

부상도, 나이도, 부담감도 모두 그에게는 핑계에 불과하다. 그의 3번째 도전인 평창동계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은 50일. 하루에 8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는 아직 건재하다.

유다혜 기자  yoda03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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