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첫 대결 ‧‧‧ 원정팀, 모두 웃었다
상태바
개막 첫 대결 ‧‧‧ 원정팀, 모두 웃었다
  • 박진호 기자
  • 승인 2015.11.03 1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윈터뉴스/더 바스켓] 약 7개월을 기다린 여자농구가 지난 10월 31일 구리 KDB생명과 부천 KEB하나은행의 경기로 막을 올렸다.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를 전망할 수 있었던 6개 구단의 시즌 첫 대결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원정팀들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면서 지난 몇 시즌보다는 치열한 대결이 펼쳐지리라는 기대를 높일 수 있었다. 주말과 지난 2일까지 사흘 간 펼쳐졌던 WKBL의 개막 첫 대결을 돌아봤다.

▲ 개막전부터 연장 접전 : KEB하나 8480 KDB생명 구리시체육관

지난 세 시즌 동안 순위표 맨 아래에 머물렀던 두 팀이 달라진 모습과 함께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개막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또한 외국인 선수 1-2순위에 지명된 샤데 휴스턴(KEB하나)과 플레네트 피어슨(KDB생명)은 나란히 27점을 득점하며 기대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줬다. 두 팀의 개막전은 이들의 맞대결이 ‘단두대 매치’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주기에 충분했다.

‧ 뒷심 없는 KDB생명새로운 가능성의 발견
‘레알 신한은행’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항마에서 한 순간 동네북으로 전락했던 KDB생명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는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집중력 저하와 승부처에서의 자신감 없는 플레이였다. 그러나 홈 개막전에서 보여준 KDB생명의 모습은 달랐다. 초반부터 리드를 내줬던 KDB생명은 3쿼터 들어 승부를 뒤집는 데 성공했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결과적으로는 ‘똑같은 1패’였지만 지난 해 단 6승에 그치던 모습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 ‘4번 고민도 이 정도면 OK
전체 KDB생명의 라인업에서 김영주 감독이 가장 걱정을 했던 부분은 국내파 빅맨 자리였다. 비록 ‘김소담-최원선-허기쁨’으로 구성된 새로운 4번 트리오는 박신자컵에서 확실한 파워를 보여줬지만 1군 무대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 그러나 개막전에서 이 자리를 채운 김소담의 활약은 김영주 감독의 시름을 덜게 했다. 연장까지 41분 40초를 뛴 김소담은 12점 9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했고, 초반에는 외국인 선수나 마찬가지인 첼시 리를 코트에서 지웠다. 김영주 감독 또한 김소담에 대해 “200%의 활약”이었다고 만족을 나타냈다. 김소담이 양지희-신정자 등 베테랑 빅맨들과의 대결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면 KDB생명의 4번 자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소 약점이 아닌 강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명불허전’ 휴스턴 VS 플레네트
WNBA의 부름을 이번에도 받지 못했던 샤데 휴스턴에 대해 많은 관계자들은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기우였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은 샤데 휴스턴은 27점 8리바운드로 지난 해 최우수 외국인 선수다운 위용을 뽐냈다. 27점 9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한 플레네트 피어슨도 마찬가지. 마지막 23초를 앞두고 경력에 어울리지 않는 ‘뜬금 폭풍 드리블’을 시도하다가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승부처만 되면 해결사가 나타나지 않고 ‘그림자 모드’에 들어갔던 예년의 KDB생명을 감안할 때 이 조차도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 실종된 1번을 찾은 KEB하나은행
지난 2년간 박종천 감독에게 ‘콩쥐’처럼 구박을 받았던 김이슬이 신인상 수상자다운 가능성을 증명했다. 29분여를 뛴 김이슬은 이날 단 3득점에 그쳤지만 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매치업 상대가 국가대표 이경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고무적인 부분. 평소 가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경은 찬양’에 적극적이었던 박종천 감독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쾌거였다. 이날 김이슬의 유일한 단점은 파울 아웃. 그러나 김이슬의 빈 자리를 채운 염윤아(9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또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는 KEB하나은행이 1번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었다. 가드 고민에서 탈출한 박종천 감독에게는 기념일과도 같았던 수확. 관건은 김이슬과 염윤아의 활약이 ‘반짝’하고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초미의 관심사’ 첼시 리의 활약
28분 5초, 13점 10리바운드. 압도적이었다고 하기에는 물음표가 붙지만 ‘외국인 선수’가 아닌 ‘한국인 선수와 동급인 선수’라고 볼 때는 분명 대단한 활약이었다. 경기 초반 파울트러블에 걸렸고 수비를 뚫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적응이라는 숙제를 남기는 듯 했지만 상대의 체력이 떨어진 4쿼터 막판과 연장에서는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누가 봐도 외국인 선수 같지만 혼혈 선수로 국내 선수와 똑같은 조건을 부여 받고 있기 때문에 첼시 리의 성적은 국내 선수들과 견주어야 한다. 때문에 골밑에서 버티는 능력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첼시 리의 효과는 시즌이 계속될수록 커질 전망.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와 WNBA에서 탈락한 실력적인 한계, 그리고 외국 무대보다 몇 배 이상이 대우를 받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첼시 리는 앞으로 WKBL에 더욱 ‘올인’할 것이고 적응력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신인상도 갑작스레 0순위.

▲ 청주를 두려워하지 않는 원정팀 신한은행 69-68 KB스타즈 /청주실내체육관

신한은행이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큰 상처를 안겼던 KB스타즈를 상대로 복수에 성공했다. 주력 선수와 감독의 결장이라는 약점을 하나씩 안고 경기에 나섰던 양 팀의 문제점은 결국 경기에서 현실로 나타났고, 시종 팽팽했던 승부는 1점차로 결론 났다. 전체적인 노련미와 운영능력에서 앞선 신한은행이 턴오버 20개를 딛고 승리를 챙겼다.

‧ 최윤아의 부재탓(?), 신한은행과 20개의 턴오버
지난 시즌 신한은행의 경기당 평균 턴오버는 11.0개로 WKBL 최소였다. 그러나 개막전을 맞아 그동안 못했던 것을 몰아서 하듯 무려 20개의 턴오버가 터져 나왔다. 상대팀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 “최윤아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했던 정인교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된 상황. 김규희-윤미지의 투 가드 시스템을 선택했던 정 감독은 결국 경기 운영이 가능한 외국인 선수인 모니크 커리를 오래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혼자서 7개의 턴오버를 기록한 커리는 KB의 전체 턴오버보다도 많은 실책을 범했지만, 어쨌든 위닝샷을 포함해 24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 하은주와 김단비의 희비쌍곡선
커리의 활용도가 높아지며 마케이샤 게이틀링의 출전시간이 줄어든 탓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높이”라고 KB전의 포인트를 짚었던 정인교 감독은 하은주를 오랫동안 활용했다. 23분 55초 동안 코트에서 활약한 하은주는 10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은주가 개막전에서 20분 이상 뛴 것은 지난 2011-12시즌 이후 5년만이다. 하은주의 몸 상태가 예년보다 좋았던 것과 달리 신한은행의 에이스 김단비는 그렇지 못했다. 32분 48초를 뛰며 3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한 김단비는 경기 내내 단 3개의 슈팅만을 시도했다. 김단비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했다고 밝혔다. 최윤아의 회복시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김단비의 컨디션도 좋지 않다는 것은 신한은행에게 분명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 모자람 없어 보이는 외국인 선수 진용
국내 무대 세 시즌 째를 맞이한 커리가 적어도 공격에서만은 펄펄 날았던 가운데, 상대적으로 출전 기회가 적었던 신한은행의 1라운드 선수인 게이틀링도 상당한 가능성과 위력을 보여줬다. 11분 45초를 뛴 게이틀링은 10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중 공격리바운드가 5개나 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 게이틀링은 거대한 체격조건에도 불구하고 유연성에서도 장점을 보여줬고, 스피드도 나쁘지 않았다. KB 역시 데리카 햄비(20점 3리바운드)와 나타샤 하워드(14점 5리바운드)가 모두 합격점을 받을만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 빗나간 양궁과녁동력 잃은 KB스타즈
2013-14시즌 당시 KB스타즈는 3점 성공개수는 물론 성공률에서도 리그 1위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 성공개수는 여전히 1위였지만 성공률은 5위까지 떨어졌다. 외곽슛에 강점이 있는 KB가 제대로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경기당 3점 성공률이 최소 33% 이상은 나와 줘야 한다. 그러나 이날 KB는 31개의 3점을 시도해 8개를 성공시켰다. 더구나 홍아란과 정미란의 득점은 침묵을 지켰다. 오히려 지난 시즌 3점 야투율 최하위였던 신한은행이 16개 중 7개를 성공시켜 KB보다 20% 가까이 높은 적중률을 자랑했다. 특히 고비마다 터진 윤미지의 3점 3개는 인사이드에서 열세인 KB가 외곽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만든 원인이 됐다. 고질적인 약점인 리바운드에서 15개나 밀린 KB의 경우 ‘전가의 보도’라 할 수 있는 3점까지 터지지 않으면 승리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침묵한 KB의 3점은 신한은행이 범한 20개의 턴오버까지 삼켜버렸다.

‧ 서동철 감독의 부재, KB의 험난한 초반
68-69로 뒤지고 있던 KB는 마지막 6.8초를 남기고 공격권을 가졌다. 그러나 골밑을 향한 변연하의 패스는 신한은행 곽주영의 품을 향했고, 거기서 경기는 종료됐다. KB의 마지막 작전은 골밑으로 하워드가 잘라 들어가는 것이었지만 상대 스크린에 걸리면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박건연 <더 바스켓> 발행인은 KB의 마지막 작전에 대해 “성공하면 좋았겠지만, 위험부담이 높은 선택”이었다며, “상대가 팀 파울에 걸렸음을 감안할 때 확률 높고 안정감 있는 작전으로 갔어야 하지 않나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20개의 턴오버를 범하는 상대와의 경기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우위를 잡지 못한 부분과 경기 막판 커리에게 공격이 일임된 상대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한 부분은 서동철 감독 부재의 우려가 실질적인 불안요소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 디펜딩챔피언의 위엄 우리은행 63-51 삼성생명 용인실내체육관

앞선 두 경기가 모두 팽팽한 승부였던 것과 달리 용인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초반부터 앞서나간 우리은행은 터지지 않는 삼성생명의 공격을 꽁꽁 묶었고 3쿼터 한때 20점 가까이 리드를 잡으며 비교적 쉬운 경기를 펼쳤다. 리딩 가드 이승아가 완벽하게 부상 회복이 되지 않아 걱정했지만 경기 내내 ‘1번의 부재’를 느낄 수는 없었다.

‧ 디펜딩챔피언의 디펜딩MVP’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올 시즌은 걱정이 많다”고 했던 박혜진의 말은 믿을 게 못 됐다. 거짓말이었는지 겸손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개막전부터 38분 49초를 뛰며 WKBL 대표 ‘에너자이저’임을 증명한 박혜진은 더블-더블(16점-11리바운드)을 기록했다. “몸이 안 좋은 건 사실이지만 못 뛰면 더 큰일 나니까 뛰었다”는 박혜진은 3쿼터에 파울트러블에 걸렸음에도 마지막까지 코트를 지켰다. 우리은행은 박혜진 외에도 3명의 선수가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며 전방위로 폭발하는 지뢰밭 같은 득점루트를 자랑했다.

‧ 지난 시즌은 잊어라’ – 쉐키나 스트릭렌
2013-14시즌, 신한은행의 유니폼을 입고 좋은 활약을 펼쳤던 쉐키나 스트릭렌의 지난 시즌은 기대 이하였다. 출장시간은 물론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모든 수치가 내리막이었다. 높은 기대속에 그녀를 선택했던 KB스타즈에게 스트릭렌은 계륵과도 같았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활약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챔피언 결정전 포함 40경기에서 스트릭렌의 플레이에 만족할 수 있었던 경기는 채 5경기가 안 됐다. 특히 시즌 초반부터 불어난 몸과 새로운 팀에 적응하지 못한 스트릭렌은 비키바흐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실망스러운 시즌을 치렀다. 그러나 올 시즌은 개막전부터 달았다. 난사에 가까운 3점슛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16점을 올리며 확실한 득점원으로의 모습을 보여줬고, 12개의 리바운드를 통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성실함을 보여줬다. 2년 연속, 자신이 챔피언반지를 끼는 것을 저지했던 우리은행으로 팀을 옮긴 올 시즌, 스트릭렌의 플레이가 제대로 피어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 삼성생명득점은 누가 할 것인가?
삼성생명이 키아 스톡스를 외국인 선수 1라운드에서 지명했을 때 등장한 의문점은 “득점을 할 선수는 누구인가”였다. 스톡스는 WNBA에서도 인정받은 좋은 선수지만 공격보다는 수비에 특화된 선수고, 삼성생명에는 중요한 순간 포인트를 얻어내는 해결사가 없다는 점에서 고민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삼성생명은 이 고민을 개막전에서는 털어내지 못했다. 초반부터 원활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이 2쿼터에만 얻어낸 18점을 득점하는 데에 삼성생명은 정확히 2배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전반 내내 18점에 그쳤던 삼성은 후반들어 엠버 해리스를 적극 활용하며 점수를 쌓아갔지만 얻는 만큼 잃는 것도 많았다. 결국 초반에 벌어진 점수차는 끝까지 좁혀지지 않았다. 득점의 쏠림 현상도 지독했다. 해리스(23점)와 배혜윤(14점)을 지원한 다른 선수들은 사실 상 한 골 씩을 거드는 데 그쳤다.

‧ 임근배 감독의 뚝심, ‘박소영의 28
삼성생명은 비시즌 동안 ‘이미선 없는 농구’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치열하게 전개했다. 36살의 이미선에게 계속해서 30분 이상의 활약을 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선을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것. 2010년 입단한 박소영이 정규리그에서 코트를 달렸던 시간을 모두 합쳐도 이미선의 3경기 출장 시간만 못했다. 개막전 선발에서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의 선택도 이미선이었다. 그러나 임 감독은 이미선(12분 5초)보다 박소영(27분 49초)에게 더 많은 시간을 허락했다. 2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수치 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성적’과 ‘미래’ 사이에서 확실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임 감독은 ‘미래’를 통해 ‘성적’을 도모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더 바스켓>이현수 기자 hsl_area@thebasket.kr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