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원·이동경 사상 첫 우승까지 거침없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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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원·이동경 사상 첫 우승까지 거침없이 달린다
  • 윈터뉴스코리아
  • 승인 2020.01.23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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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호주와의 4강전에서 선제골 넣은 김대원 선수.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축구 김대원 선제골-이동경 쐐기골 호주 2-0완파 결승행
김학범호 도쿄올림픽 본선티켓…세계최초 9회 연속 진출 기록 

한국 남자축구가 다시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올림픽 남자축구 종목의 '단골손님'인 한국이 이번에도 세계인의 잔치에 함께 한다. 단순히 자주 나가는 수준이 아니다. 한국은 이미 이 부문 세계기록 보유국가다.

1988년 서울월드컵을 기점으로 2022년 도쿄 올림픽까지 무려 9번의 대회에 빠짐없이 출석하게 됐다. 이는 이탈리아나 브라질, 스페인이나 아르헨티나 등 '축구의 나라'들도 해내지 못한 성과다. 한국 축구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22일 오후 10시15분(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탐마삿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호주와의 4강전에서 김대원과 이동경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이 이 대회 최종 무대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16년 2회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는 결승에서 일본에 2-3으로 역전패,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대표팀은 오는 26일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대회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첫 우승을 달성하면 전승 우승은 덤이다.

이날 경기의 히어로는 김대원(대구)이었다. 김대원은 '0'의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11분 천금 같은 결승골로 승리를 선사했다.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한국을 4강에 올려둔 이동경(울산)은 쐐기골을 터뜨렸다.

경기 초반 팽팽한 분위기를 지난 후부터 한국이 조금씩 우세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필요할 때는 차근차근 빌드업 과정을 거쳤고 상황에 따라서는 빠르고 거칠게 전환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집중력은 좋았다. 호주의 압박도 강해 패스가 빠르게 진행됐어야했는데 그 스피드 속에서도 점유율을 유지해 나갔다. 투쟁심도 좋았다.

전반 중반이 지나면서는 완전히 한국의 페이스였다. 원톱 오세훈이 공중과 포스트에서 경쟁력을 발휘했고 그 아래에서 발 빠른 김대원-정상원-엄원상이 호주 수비를 괴롭혔다. 전반 24분 빠른 패스 전개 후 박스 안에서 오세훈이 시도한 왼발 터닝슈팅은 골대의 방해만 없었다면 '원더골'이 될 수 있을 장면이었다. 골에 근접한 장면들이 여럿이었다.

유일한 아쉬움은 '마지막 단계'에서의 부정확함이었다. 상대 위험지역까지 진출하는 것까지는 성공 확률이 높았으나 이후 크로스나 슈팅이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았다. 날카롭게 올라갔다가 허탈한 표정으로 끝난 공격이 많았던 이유다.

전반전 동안 한국은 7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호주는 하나에 불과했다. 이 우세한 경기 내용이 한국을 결승으로 이끄는 조건이 될 수는 없었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위축될 수 있었다. 무더위에 지쳐 가면 집중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학범 감독의 선택 역시 빠른 시간에 승부를 내야한다는 쪽이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김 감독은 다소 부진하던 엄원상을 빼고 이동준을 투입했다. 그리고 후반 1분 김대원의 중거리 슈팅, 후반 2분 이동준의 사각에서의 슈팅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반 6분 프리킥 상황에서는 정태욱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때렸다. 경기는 계속 잘 풀었다.

후반 초반이 워낙 뜨거웠기에 이 흐름은 반드시 살려야했다. 그러던 후반 11분 그야말로 천금 같은 득점이 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유현이 대각선으로 때린 슈팅이 반대편 포스트를 때리고 나왔다. 또 불운에 고개 숙일 수 있던 장면이지만 이번에는 튀어나온 공을 김대원이 침착하게 밀어 넣으면서 그토록 고대하던 선제골을 뽑아냈다.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했던 김대원이 마침표의 주인공이었다. 오른발 킥이 묵직한 김대원은 이날 공간이 조금이라도 열리면 거리에 아랑곳없이 슈팅을 시도했다. 김대원을 비롯해 오세훈, 정승원 등 한국의 공격수들은 대체로 과감했다. 감독부터 용감했다.

김학범 감독은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19분 정승원을 빼고 이동경을 투입했다. 수비 쪽 보강이 아니었다. 다소 지친 공격수를 빼고 에너지 가득한 공격수를 넣었다. 그 선택이 기막힌 한 수가 됐다.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종료직전 그림 같은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렸던 이동경은 후반 31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의 주인공으로 다시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초로 9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축구 대표팀이지만 아직 나아갈 지점은 남아 있다. 김학범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사상 첫 우승을 전승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 남자축구는 1948년 런던 대회를 통해 처음 올림픽을 경험했다. 이어 1964년 도쿄 올림픽을 통해 두 번째 본선을 밟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열린 1988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8회 연속 빠짐없이 올림픽 무대를 누볐다. 일단 여기서 신기록을 세웠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은 세계 최초의 이정표였다. 7회 연속까지는 한국(1988~2012)과 이탈리아(1912-1948, 1984-2008)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런데 이탈리아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고, 한국은 리우 대회까지 나가며 우열이 갈렸다.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에 나선 한국은 연속출전 세계기록을 9회로 연장시키는 쾌거를 달성했다.

얼핏 폄훼하는 시선이 있을 수 있다. 축구 강대국들이 득실거리는 유럽이나 남미 대륙이 아닌 아시아 대륙에 속해 있기에 가능했다는 목소리다. 당연히 전혀 부인하기는 힘든 배경이다. 그러나 아무리 아시아 대륙이라고 해도 이 정도로 꾸준한 결과는 쉽지 않다.

이웃나라 일본은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지난 2016 리우 대회까지 6회 연속 본선무대를 밟았다. 2020 올림픽이 자국 도쿄에서 열리기에 그들의 연속 출전 기록은 자연스레 7회로 연장됐다. 하지만 만약 '개최국 자격'이 없었다면 일본의 진출은 불가능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조 최하위에 그쳤다. 아시아 대륙의 축구 수준은 크게 평준화 됐다.

4년 주기로 돌아오는 올림픽에서의 9회 연속 진출이란 30년 넘는 시간동안 한결 같았다는 의미다. 강산도 3번이나 변할 수 있는 시간 동안 실패 없이 계속 경쟁을 뚫어냈다면 박수 받아 마땅한 성과다. 한국 축구가 큰 획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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