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을 일으켜 세웠던 강한 정신력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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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을 일으켜 세웠던 강한 정신력⓵
  • 노만영 기자
  • 승인 2020.10.29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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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스타 이동국, 프로 1년 차에 월드컵 무대로
술로 버텨냈던 24살 이동국의 여름
'닥공'의 중심에서 빛난 골잡이의 공격본능
출처: 스브스스포츠 유튜브 캡처,
출처: 스브스스포츠 유튜브 캡처, 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 전에 교체 투입되는 이동국 선수

 

[윈터뉴스 노만영 기자] '라이언킹' 이동국이 23년 간 누벼왔던 그라운드 위를 완전히 떠난다.

1998년 혜성처럼 등장한 축구스타는 함께 뛰던 동료들이 모두 떠난 뒤에도 지치지 않고 공을 찼다. 특히 2009년에 입단한 전북 현대모터스에서 12시즌을 뛰며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의 긴 축구인생에는 영광스러운 순간만큼이나 시련의 순간들과 많았다. 그럴 때마다 강한 정신력으로 다시 일어섰다. 

이동국의 축구인생을 되짚다보면 그가 좋은 축구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어떠한 신체적 능력들보다도 '강한 멘탈'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깨닫게된다.
 

축구스타 이동국, 프로 1년 차에 월드컵 무대로

그 누구보다도 화려한 출발이었다.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한 이동국은 입단 첫 해부터 잘생긴 외모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부산 대우로얄즈의 안정환, 수원 삼성블루윙즈의 고종수와 함께 트로이카로 불리며 K리그의 흥행을 주도했다.

인기 뿐만 아니라 실력도 출중했다. 데뷔 첫 해에 리그에서 7골, 컵대회에서 4골을 기록하며 1998년 K리그 신인상을 수상한다. 

 

출처: K리그 유튜브 캡처, 1998년 K리그 올스타전 좌측 안정환, 우측 이동국
출처: K리그 유튜브 캡처, 1998년 K리그 올스타전 안정환(좌)과 이동국(우)

 

차범근 감독은 프로 1년차 이동국을 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당시 대표팀 원톱 스트라이커에는 현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과 전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버티고 있었다.

이 떄문에 신인 이동국은 본선 무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별예선 2차전에서 만난 네덜란드에 압도적인 기량 차이를 실감하며 0:3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차범근 감독은 이동국을 투입시켰다.

이동국은 신인답지 않은 과감함으로 결정적인 중거리슛을 날리며 상대 골키퍼를 놀라게 했다. 경기는 0:5로 참패했지만 짧은 순간 국민들에게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경기가 되었다.


술로 버텨냈던 24살 이동국의 여름

한국을 5:0으로 침몰시켰던 오렌지 군단의 수장이 수염을 깎고 등장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 거스 히딩크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히딩크는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전원이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는 원팀을 구축하려했다. 이동국은 그의 축구철학에 부합하지 않는 자원이었고 결국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출처: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2012년 1월 23일자 이동국편
출처: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2012년 1월 23일자 이동국편

 

그는 방송에서 2002년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한국에서 경기가 있는 날은 더욱 참기 힘들었다. 온 국민이 축구 때문에 열광하는 모습을 차마 내 눈으로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일어나서 또 술을 먹으며 폐인처럼 지냈다."

모두가 행복해하는 그 순간, 이동국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었다.


'닥공'의 중심에서 빛난 골잡이의 공격본능

2004년 한국 축구는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02년 월드컵 4강전에서 패배한 독일을 부산으로 불러들여 설욕에 성공한 것이다. 

당시 독일은 올리버 칸, 발락, 클로제, 슈나이더 등 2002년 월드컵 준우승 멤버들이 그대로 선발 출전했다. 여기에 필립 람, 슈바인스타이거 같은 신성들이 합류했다.

대표팀은 '닥공'의 원조격인 조 본프레레 감독이 대표팀을 맡고 있었다. 본프레레 감독은 "우리 수비라인에서 3골을 먹으면 공격진이 4골을 넣으면 됩니다."로 대표되는 공격 중심의 축구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출처: SBS뉴스 유튜브 캡처, 전북 현대의 김상식 코치와 함께 뛰었던 이동국 선수
출처: SBS뉴스 유튜브 캡처, 2004년 독일전 한국대표팀 선발명단. 전북 현대의 김상식 코치와 함께 뛰었던 이동국 선수

 

장신의 피지컬과 천부적인 공격본능으로 공격상황에서 위치선정이 탁월했던 이동국은 본프레레 스타일에 부합하는 선수였고 이날 경기에서도 공격의 선봉으로 앞장선다.

1대 1로 맞서던 후반 25분 세계 최고 올리버 칸을 속수무책으로 만든 그의 발리슛이 터졌다.

발리 장인으로 불리던 이동국은 골대에 등을 진 상태에서 온몸을 틀어 터닝 발리슛을 날렸고 볼은 골대의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날 대표팀은 3:1로 독일을 격파하며 2002년 월드컵에서의 패배를 복수했다. 특히 2년 전 4강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한국을 탈락시켰던 발락이 크게 분노했다는 점에서 더없이 통쾌했다.

그 통쾌한 복수극의 중심에 이동국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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